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택한 챌린지가 지옥이 되어버렸다. 폴 600m는 고도 2000ft 상공에 갇혀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여자의 고공액션서바이벌 영화이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없던 고소공포증까지 생기게 할 만큼 아찔한 공포를 선사한다.
영화 폴 600m 스토리 요약
암벽등반사고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베키는 폐인이 되어 하루하루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남편이 죽은 지 벌써 일 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남편의 유골함을 집에 두고, 술이 찌든 채 의미 없는 삶을 겨우겨우 지탱해 나가는 중이다. 아빠의 걱정과 조언은 베키의 마음에 더 큰 상처를 줄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던 중 등반사고 때 함께 있었던 절친 헌터가 찾아오고, 폐인이 된 베키가 일상을 회복하게끔 하기 위한 챌린지로 캘리포니아에 있는 600m 높이의 TV타워에 올라가자는 제안을 하게 된다. 허허벌판에 기묘할 정도로 높게 솟은 TV타워는 접근금지 구역으로 되어있었지만 그들은 가뿐히 무시하고 들어가 600m 상공 오르기에 도전하게 된다. 철근이 부식되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타워를 오른 두 사람은 남편의 유골을 뿌린 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으며 내려올 준비를 한다. 하지만 정상에 오른 기쁨도 잠시였을 뿐, 다시 내려오기를 시도하자마자 가장 위쪽에 있던 사다리가 그대로 무너져 버리고 그들은 600m 상공에 고립되고 만다. 겨우 쪼그리고 앉을 수 있는 협소한 공간, 누울 수도 없고 깜박 졸았다간 그대로 추락해 버리는 공중에서 두 사람은 살아남기 위해 머리를 짜내며 안간힘을 써보지만, 마지막 구원이 될 거라 생각했던 모든 시도들이 수포로 돌아간다. 급기야 베키는 헌터가 자신의 남편과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오도 가도 못하는 곳에서 갑자기 절친이 남편의 불륜상대가 되어버린 상황. 하지만 배신감은 일단 접어두고 두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지 타워에서 내려가기 위한 방법을 힘을 합쳐 생각해내야 한다. 물병과 드론이 들어있는 가방은 대략 50ft 아래에 있는 안테나 접시에 떨어져 있었고, 헌터는 가방을 가져오기 위해 아래로 내려간다.
아찔한 반전과 결론
헌터는 가방을 일단 로프에 매달고 자신도 아슬아슬하게 점프를 해서 가방에 매달리게 되고 베키가 죽을 힘을 다해 헌터를 끌어올린다. 그리고 그 둘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하게 되는데, 헌터는 손을 다쳤기 때문인지 행동이 주도적이지는 못하다. 드론 충전을 위해 베키가 30 피트 위의 송전탑 꼭대기 비상용 조명까지 올라갔다 실수로 가방을 떨어뜨리게 되었을 때도, 헌터는 떨어지는 가방을 받지 않고 그냥 가방이 떨어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서 있다. 여기서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데, 헌터는 이미 죽은 몸이었던 것. 가방을 향해 점프하다 추락해 버린 그녀는 안테나에 떨어져 목숨을 잃었고,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베키는 스스로 헌터의 환영을 만들어 냈던 것이었다. 대머리 독수리들은 헌터의 시체를 파먹고, 베키 다리 상처의 피냄새를 맡고 베키까지 공격하기에 이른다. 아사직전의 베키는 독수리와 사투를 벌이고 결국 독수리를 생으로 잡아먹기에 다다른다. 에너지 충전을 한 후 베키는 헌터의 시체가 있는 안테나 접시까지 내려가서 헌터의 마지막 남은 신발 한짝을 벗겨 휴대폰을 넣는다. 그리고 독수리가 파먹은 베키의 뱃속에다 신발을 넣고, 헌터의 시체를 완충제 삼아 아래로 떨어뜨린다. 마침내 전화는 수신이 되어 베키는 구출되고 아빠와의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된다.
영화정보 및 감상
폴 600m는 2022년 개봉한 고공 서바이벌 액션 스릴러이다. 깊은 바닷속 심연의 공포를 다룬 영화 47m 제작진과 스콧 만 감독이 만나 또 다른 극한의 공포를 선사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B67타워는 실제 존재하는 타워라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세크라멘토에 위치해 있다고 하는데 실제 높이는 무려 625m라고 한다. 하지만 영화 촬영은 모하비 사막에 있는 600미터 정도 되는 산꼭대기에서 세트장을 만들어놓고 촬영했다. 우리나라의 롯데타워는 세계 5위의 초고층 빌딩으로 그 높이가 555m라고 하니 그 높이가 얼마나 아찔한 지 가늠이 된다. 극적인 연출을 위한 설정 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왜 저런 모험을 강행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두 여자의 도전은 무모하다. 이미 녹이 슬어서 언제 무너질지도 모르는 타워를 올라가며 일부러 흔들어 대는 모습이라던지, 맨 꼭대기에 올라가서도 유튜브에 올릴 장면을 위해 한 손으로 매달리는 장면은 기절할 것 같은 고소공포증을 연이어 관객들에게 투척하는 느낌을 받는다. 남편의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왜 꼭 그런 방법이어야만 했을까 안타깝기도 하지만, 영화의 재미를 위한 설정으로서는 일단 합격인 듯하다. 베키가 살아남기 위해 어마무시한 독수리와 맨 손으로 싸워 내장을 뜯어 잡아먹는 장면이나, 친구를 쿠션으로 이용하는 장면은 충격적이었지만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삶이란 큰 대가를 치르고서도 지속해야 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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