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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샤이닝> : 고립된 호텔에서의 극한의 공포

by ♭♧※㏇ 2024. 1. 13.

영화 샤이닝 포스터
샤이닝. 1980년 개봉

 

영화 <샤이닝>은 1980년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공포영화입니다. 스탠릭 큐브릭이 연출하여 흥행과 비평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샤이닝은 원작자 스티븐 킹이 싫어했고 당시 평론가들 반응도 좋지만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서는 영화 매체 등에서 역대 공포영화 순위를 매길 때 최상위권에 빠지지 않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영화와 원작에 대한 차이, 여배우 셸리두발, 그리고 여러 여담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영화와 원작의 차이점

<샤이닝>은 원작자 스티븐 킹이 매우 싫어하는 영화로도 유명합니다. 자신의 평론집에서도 영화의 결말은 책과 다르게 모든 게 얼어붙는 끔찍한 결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영화와 소설 모두 걸작으로 평가받지만 영화는 원작과는 내용이나 이미지가 많이 다릅니다. 원작에서는 제목으로 쓰일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샤이닝'이 영화에서는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여러 가지 설정들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결말인 듯합니다. 원작의 잭은 대니를 위해 호텔의 유혹을 이겨내고 자아를 되찾았으나 이내 호텔의 의지에 침식당합니다. 그렇지만 자기 가족들을 쫓아다니느라 보일러 압력 조절하는 것을 잊어버린 바람에 결국 호텔과 함께 자폭합니다. 영화에서는 미친 후부터 대니를 계속 쫓다가 미로에서 발자국 되돌아가기 낚시로 따돌리자 미로에서 헤매다 그냥 얼어 죽습니다. 이 결말의 차이는 스티븐 킹이 영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메뉴입니다.

 

 

셸리 두발 - 인생을 망친 배역

영화는 배우와 관객에게 어마어마한 영감을 주며, 때로는 한 편의 영화가 인생의 모토가 되기도 합니다. 그 거대한 영향력이 반대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겠지요.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정신적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하고 영화계를 떠나거나 평생 정신적 학대로 고통받은 일에 대한 기사를 심심찮게 접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셸리 두발이 <샤이닝>을 촬영하며 겪었던 일은 그 후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탠리 큐브릭을 만나기 전까지 그녀는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섬세하고 때로는 발랄한 역을 두루 잘 소화하는 주목받는 여배우였습니다. 큐브릭이 그녀에게 섭외요청을 했을 때 듀발은 세계적인 거장과 함께 한다는 생각이 가슴이 설렜습니다. 그러나 현장은 그녀의 기대와는 달랐습니다. 영화 사상 최고의 완벽주의자로 평가되는 큐브릭은 이 영화가 요구하는 심리적 공포를 끌어내기 위해 배우들과 의도적으로 적대적 관계를 만들었습니다. 감독은 그녀가 카메라 앞에서 진짜 공포심을 드러내길 원했습니다. 감독은 듀발을 극도로 소외시켰고, 때론 무시했으며 둘 사이에 논쟁은 잦았습니다. 그는 스태프들에게 절대도 셸리 두발에게 동정심을 가지거나 칭찬의 말을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듀발에게 ' 네가 현장에서 시간을 다 잡아먹고 있다' 며 다그치기도 했습니다. 듀발이 야구 배트를 들고 잭 니콜슨과 대결하는 장면은 가장 많이 촬영한 장면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데, 총 127 테이크를 갔습니다. 영화 속에서 배트를 들고 있는 듀발의 손이 덜덜 떨리고 붉게 충혈된 눈은 연기가 아니라 실제였고, 이 장면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로 탈모까지 겪었다고 합니다. 가장 유명한 장면인 도끼도 문을 부수는 장면은 3일 동안 60개의 문을 부수며 촬영했는데 공포는 극에 달했습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은퇴한 듀발은 2016년 정신 상담 토크쇼에 출연해 정신병을 앓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후에 샤이닝의 정신적 학대가 그녀의 내면을 무너뜨렸다는 분석 기사들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영화의 여담들

본래 스티븐 킹은 잭 니콜슨 캐스팅을 마음에 안 들어해, 대신 크리스토퍼 리브 등 안정적 느낌을 주는 배우를 추천했다고 합니다.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통해 정신병자 연기로 명성을 떨친 잭 니콜슨이 잭 토렌스 역할을 맡게 된다면 "아 이 사람 무조건 미치겠구나"라는 확신을 주게 된다는 이유였다고 합니다. 반면 워너 브라더스는 잭 니콜슨의 캐스팅에 대찬성했는데 이유는 그가 흥행보증수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한편 대니 역의 대니 로이드는 5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되었는데 캐스팅 당시 큐브릭이 가장 중시한 요소는 '잭 니콜슨과 셜리 듀발의 억양을 반반씩 가진 아이'였습니다. 대니는 촬영 당시 잔뜩 긴장한 자신에게 스텝들이 너무 친절하게 대해줘 공포 영화라는 것을 모르고 찍었다고 합니다. 특히 스태리 큐브릭이 대니를 엄청나게 감쌌다고 하며, 대니는 자기가 출연한 영화가 공포영화라는 사실을 몇 년 후에나 알았다고 합니다. 대니 로이드가 무삭제판 샤이닝을 본 것은 그가 17세가 되었을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2000년 케이블 채널 캐치원에서 처음 정식으로 소개되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선 워낙 유명해 이미 1980년대부터 이런저런 방법으로 구해 다들 돌려봤을 정도였습니다. 사실 스탠리 큐브릭의 작품들은 워낙 파격적인 소재와 연출로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는 수입 금지로 묶이다 민주화 이후에야 차례차례 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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