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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줄거리, 비하인드, 테마와 감상평

by ♭♧※㏇ 2023. 4. 21.

영화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는 2008년 미국에서 개봉되었습니다.  원작인 F. 피콧 제럴드의 소설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을 모티브로 하였으며, 브래드피트와 케이트블란쳇이 주연을 맡았고 데이비드 핀처가  감독한 이 영화의 줄거리와 비하인드, 영화의 감상평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영화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줄거리

큰 폭풍이 예고되어 어수선한 어느 미국의 병원에, 죽음을 앞둔 할머니가 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그것은 어머니의 옛사랑이자 이야기를 듣고 있는 딸 캐롤라인의 친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믿을 수 없을 만큼 이상한 스토리였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어느 날, 어느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벤자민은 노인의 외모와 노인의 질병을 가진 기이한 모습입니다. 죽어가는 부인의 마지막 당부를 외면한 채 벤자민의 아버지는 노인의 모습을 한 아기를 요양원 계단에 버립니다. 요양시설을 이끄는 운영자인 퀴니는 그런 벤자민을 양아들로 삼고 지극정성으로 키우게 됩니다. 벤자민은 그러나,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났지만 시간이 갈수록 젊어지고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벤자민의 시간은 타인과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노인의 모습으로, 노인들이 가득한 시설에서 그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자라게 된 벤자민은 노인친구들의 죽음을 통해 한 인간의 인생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공부를 저절로 하게 되는 듯합니다. 그 후 여러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인생의 참맛을 더욱 알게 되고,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데이지와 사랑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남들과는 다르게 점점 젊어지다 못해, 이제 어려져 간다는 것이 두려워진 그는 자신이 데이지와 딸에게 짐을 되지 않기 위해 모든 재산을 데이지 앞으로 남겨두고 가족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딸에게 엽서를 꾸준히 보내면서 딸 캐롤라인을 위한 인생 조언과 아버지로서 곁에 있어주지 못한 미안함, 아쉬움을 적어 보냅니다. 딱 한번 캐롤라인이 사춘기즈음에 찾아오긴 했지만, 그의 외모는 오히려 딸의 나이게 가까울 만큼 어려져 있었고, 데이지와 벤자민은 그것을 마지막으로 다시 만나지 못합니다. 시간이 흘러 벤자민은 치매가 온 어린아이가 되어 할머니가 된 데이지에게 오게 되고 결국 갓난아기가 되어 데이지의 품에서 죽게 됩니다. 벤자민의 이야기를 딸에게 모두 들려준 뒤 데이지는 눈을 감게 되고, 거꾸로 가던 시계는 드디어 멈추게 됩니다. 

 

비하인드

이 영화는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가 집필한 단편소설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하지만 줄거리는 책과 상당 부분 다르다고 합니다. 시대 배경도 책에선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전반이었지만, 영화에서는 20세기 전반에서 후반으로 늦춰졌으며, 공간적 배경도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변경되었습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작품 중에는 범작으로 평가받는데, 그의 전작들보다 대중적이고 보기 편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핀처 감독의 영화로 세븐, 파이트클럽, 나를 찾아줘 등을 보고 나면 그 이유가 이해될 것 같습니다. 핀처의 집요한 CG와 디지털 고집으로 인해 딱히 스펙터클이나 물량공세가 필요한 작품이 아님에도 1억 5000만 달러라는 블록버스터급 예산이 투입되었습니다. 오히려 그 점이 영화에서는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는데, 미장센은 예쁘지만, 지나칠 정도로 CG티가 나는 장면들이 존재해서 몰입을 깼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흥행수익 자체는 컸지만, 안타깝게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포함 10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기도 하였고 미술상, 시각효과상, 분장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번개 맞은 할아버지는 로이 설리번이라는 실존인물을 바탕에 두었다고 합니다. 로이 설리번은 실제로 무려 7번의 번개를 맞고도 죽지 않았다고 합니다. 딸로 출연한 캐롤라인 역의 줄리아 오몬드는 브래드 피트의 이름을 알리게 해 준 '가을의 전설'에서 브래드 피트의 연인이자 삼 형제 모두의 사랑을 받았던 여인으로 출연한 바 있습니다. 

 

영화의 테마와 감상평

영화의 첫 장면은 폭풍이 임박한 어느 날 병상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데이지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딸에게 들려준 벤자민의 삶 또한 죽음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친부가 그의 흉측한 모습을 보자마자 요양원 앞에 유기했기 때문입니다. 요양원이라는 곳 또한 죽음이 문턱에 있는 노인들이 여생을 마감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벤자민의 인생은 요양원에서 다시 시작되었고, 죽음을 코앞에 둔 노인들로부터 사랑을 배워갔습니다. 만약 벤자민이 아이들이 있는 고아원에 버려졌다면 그의 인생은 요양원에서 살 때와는 사뭇 다르게 펼쳐졌을 것이고, 그 길은 훨씬 고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을 듯합니다. 어리지만 노인의 육신에 갇힌 채 몸과 정신의 괴리감을 떠안고 살아가는 벤자민은 수많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을 통해 그가 겪은 감정적인 고통을 삶의 일부로써 받아들이게 되는 듯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도 낳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듯 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자신이 짐이 될 것을 알고 가족을 떠나게 됩니다. 벤자민의 친부가 그를 버렸던 것처럼, 그도 가족을 버렸다고 말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비록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 아빠로서 딸에게 마음을 담은 엽서를 보냅니다. 그 엽서 속에 자신이 옆에 있으면 가르쳐 줬을 인생의 조언을 담아둡니다. '살아가면서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른 건 없다. 넌 뭐든지 될 수 있어. 꿈을 이루는 데 시간제한은 없단다. 지금처럼 살아도 되고, 새 삶을 시작해도 돼. 최선과 최악의 선택 중 최선의 선택을 내리길...... 네가 새로운 걸 보고, 새로운 걸 느꼈으면 좋겠다. 너와는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며 후회 없는 삶을 살면 좋겠구나. 조금이라도 후회가 생긴다면 용기를 내서 다시 시작하렴. ' 그렇게  수십 년이 흘러가고 벤자민은 치매에 걸린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데이지와 재회하고 되고 마침내는 갓난아기가 되어 데이지의 품에서 죽게 됩니다. 영화에서 마이크 선장이 했던 대사 중에 벌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무한대를 그리는 벌새의 날갯짓은 삶과 죽음을 상징하고 있는 듯합니다. 삶은 끊임없는 날갯짓으로만 이어질 수 있으며 그것이 멈추는 순간이 죽음인 것. 그렇게 인간은 삶과 죽음을 무한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끔 합니다. 죽음의 문턱에 있더라도 목숨이 붙어있는 한 그것은 죽음이 아닌 삶이라는 것, 늙은 모습으로 태어났어도, 버림받은 인생이었어도, 다리가 부러져 꿈마저 날아간 무용수일지라도, 삶은 무한의 날갯짓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고, 그 안에서 가치를 찾아가는 것임을,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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