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소녀시대>는 프랭키 첸 감독의 데뷔작으로 저예산으로 제작했지만 엄청나게 흥행하며 중화권의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2015년 8월 13일 대만에서 개봉한 하이틴 로맨스 영화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만큼이나 엄청난 흥행을 했습니다. 이 영화로 7년간 조연으로만 활동해 온 왕대륙은 중화권 스타로 급상승하였고, 송운화 또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영화의 대략적인 스토리와 영화의 재미있는 여담들, 평론가들의 영화평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귀엽고 아련한 첫사랑의 이야기
영화의 첫 장면은 반복된 야근과 남자친구와의 다툼에 지친 여자 주인공이 옛 일기장을 꺼내며 시작됩니다. 유덕화의 열렬한 팬인 평범한 여고생 린전신은 학교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전교회장 오우양을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린전신은 일주일 내로 누군가에게 다시 보내지 않으면 저주를 받는다는 행운의 편지를 받게 되고, 오우양을 괴롭히는 학교의 문제아 쉬타이위의 가방 안에 몰래 행운의 편지를 넣지만, 눈치 빠른 쉬타이위는 이를 금세 알아차립니다. 이를 계기로 쉬타이위는 린전신을 못살게 굴지만, 투닥거리며 붙어 다니던 이들은 어느새 가까워져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고 서로의 짝사랑을 도와주는 지원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서로의 짝사랑을 밀어주는 작전을 하며, 린전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쉬타이위를 좋아하게 됩니다. 또한 쉬타이위 역시 그녀를 마음에 두게 되지만 솔직히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둘은 친구사이 이상으로 가까워지지 못합니다. 그러나 고 3 때 린전신에게 "유덕화가 너를 위해서 노래하게 만들겠어!"라는 엉뚱한 약속을 하고, 오랜 세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순정남의 면모를 보여주게 됩니다.
여담들
2015년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후보로 <나의 소녀시대>가 오르면서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부산을 방문했습니다. 이때 부산에서 유명한 산낙지집에서 산낙지를 먹는 장면이 대만 방송에도 나왔다고 합니다. 송운화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순하리 인증샷을 올리면서 술 종류를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나 소재 자체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와 비슷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2015년 9월 24일 기준으로 역대 대만 영화 랭킹 5위에 등극하는 등 역대 랭킹 4위에 등극했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따라잡을 것인가는 대만 영화계에서는 관심사였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대만 내 흥행은 <그 시절>에 미치지 못했으나, 이후 중국에서 대만 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대만 영화 중국 흥행 1위에 올라섰고, 한화로 약 90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흥행 대박을 이루어냈습니다. 제작에 참여한 포커스 필름은 유덕화가 대표로 있는 곳인데, 유덕화 본인이 카메로로 직접 출연하였습니다.
영화평들
김현수 (씨네 21 기자) : 첫사랑을 추억하며 지금의 나를 다잡게 만드는 영화다. 작품으로는 한국 관객들에게 직접 비교 대상이 있다. <건축학개론>처럼 열패감을 동력 삼아 과거를 돌아보는 영화도 있고, <응답하라 1994> 시리즈처럼 과거의 물질에 더 집중하는 드라마도 인기를 끌었으니까. <나의 소녀시대>는 그것들의 장점을 모두 끌어안는다. 특히 배우 왕대륙의 매력이 대단하다. 앞으로는 한국 영화가 2000년대 중반 이후 거의 잃어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청춘 드라마의 정서를 왕대륙이라는 놀라운 배우의 필모그래피에서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 시끌벅적한 학창 시절, 아이돌에 대한 열광, 킹카와 퀸카, 짱과 불량한 녀석들, 학주와 선도부, 첫사랑과 짝사랑, 행운의 편지, 롤러장. '그 시절'을 추억하는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들을 놀랍게도 대만 영화 <나의 소녀시대>에서 만날 수 있다. 소재뿐만 아니라 이야기 전개 방식도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영화이다. 혹시 프랭키첸 감독이 한국 드라마나 영화의 마니아는 아닐까 의심마저 든다. 흐뭇하게 즐길 수 있는 노스탤지어 드라마.
정시우(이투데이 비즈엔터 취재기자) : 영화는 엉뚱하고 평범하지만 (안경하나 벗으면 미소녀로 변신까지 하는) 씩씩한 이미지의 여주인공을 내세워 소녀들의 백일몽을 대리 충족시킨다. 유치하다 싶은 순간들이 있지만 그러한 위기를 적재적소의 캐스팅과 만화적인 유머들, 90년대 추억을 소환하는 소품들을 통해 영리하게 헤쳐나간다. 특급 카메오는 화룡점정. 대만 영화 역대 흥행 1위의 비결은 트렌드를 꿰뚫어 보는 감독의 기회능력에서 비롯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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