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려진 시간>은 2016 개봉된 강동원 주연의 영화로, 최근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선보인 엄태화 감독의 판타지 영화 작품입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와 결말, 여담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가려진 시간> 줄거리
수린이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새아빠와 함께 화노도라는 섬으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며 혼자 외톨이처럼 지내던 수린이는 보육원에서 자란 성민이와 친해지게 됩니다. 둘은 암호 같은 글자를 만들어 비밀노트를 만들고 둘만 아는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어느 날, 공사장 폭파 구경을 하러 몰래 나온 성민과 태식, 재욱이와 함께 수린도 동참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산속에서 이상한 동굴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들어간 물속 깊은 곳에서 초록색으로 빛나는 알을 건져와 밖으로 가져옵니다. 수린은 엄마가 준 머리핀을 동굴 속에서 잃어버리고 다시 찾기 위해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나오게 됩니다. 그때 이상한 폭발이 일어나고 수린은 친구들이 사라진 것을 깨닫고 당황해합니다. 깨진 알만 있고 친구들은 사라진 숲 속에서 수린은 구출됩니다. 사람들은 수린이의 말을 믿지 못합니다. 있었다던 동굴 역시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재욱이 죽은 채로 발견되고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 보는 성인남자가 수린이의 이름을 부르고 따라오고 수린이는 기겁하며 경찰을 부르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남자가 둘만 아는 암호를 알고 비밀 노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그가 성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수린이 핀을 찾으러 동굴에 들어갔을 때 아이들은 알을 깨었고 그와 동시에 시간은 멈추어버린 것입니다. 성민과 친구들은 처음에는 이 기이한 일을 즐거워하고, 평소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며 거리를 헤집고 다니지만 차츰 모든 것이 갑갑해지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천식을 앓고 있던 재욱은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고, 성민과 태식은 멈춘 시간 속에서 어른이 되어갑니다. 시간 속에 갇힌 그들은 겨우 겨우 견디는 삶을 지탱하지만 결국 태식은 자살을 선택하고 맙니다. 성민 역시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태식과 같은 선택을 하려던 그때 시간은 다시 흘러가고 그는 결국 어른이 된 모습으로 시간이 멈췄던 그 시점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영화 <가려진 시간> 결말
성민이가 다시 돌아온 세상은 시간에 갇혀 있던 세상만큼이나 두렵습니다. 아무도 그가 성민이라고 믿지 못합니다. 성민이의 존재를 알게 된 수린이의 말 역시 사람들이 쉽게 믿어주질 않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수린이가 이상한 말을 하고 다닌다고 하여 결국 수린 역시 방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수린이는 알을 깨서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믿을 거라고 말하지만 성민이는 그 외로운 세계에 다시 갇히게 되는 걸 원치 않습니다. 결국 둘은 함께 섬 밖으로 나가기로 합니다. 하지만 성민이는 아동 범죄자로 몰리게 되고 수린이는 다시 알을 가지고 나오지만 가려진 시간 속의 외로움을 아는 성민은 수린을 막아섭니다. 성민은 알을 가지고 절벽으로 갑니다. 경찰은 성민을 향해 총을 겨누고 수린이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절벽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성민이 수린을 구하러 가지만 결국 수린은 형사와 함께 절벽 아래로 추락합니다. 그러나 절벽으로 떨어졌던 수린과 형사는 기적적으로 살아납니다. 곧 수린은 성민이 자신을 살리기 위해 시간을 멈췄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수린을 위해 다시 멈춰진 시간, 가려진 시간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 것입니다. 후에 수린은 중학교에 가기 위해 화노도를 떠나게 됩니다. 배 위에서 수린이는 한 중년의 남자를 보게 됩니다. 수린이는 그가 성민이라는 것을 알아봅니다.
가려진 시간 여담들
영화 <가려진 시간>의 원래 개봉일은 11월 10일이었으나 일주일 연기되었는데<신비한 동물사전>과 개봉일이 겹쳐졌습니다. 결국 <신비한 동물사전>에 완전히 밀려버려 수능일 특수를 노리겠다는 전략은 오히려 악수가 되어버렸습니다. 손익 분기점은 250만이었고, 제작비의 20% 밖에 회수하지 못한 채 50만 명의 스코어로 막을 내렸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섬인 '화노도'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섬으로, '노화'라는 단어를 거꾸로 발음한 것이라고 합니다. 화노도의 배경은 시골이지만 시간이 멈춘 후 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돌아다니던 동네는 꽤 번화가인 듯 보이는데, 그 곳은 강릉시 교동의 한 거리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합니다.
주인공의 시간이 멈춰졌다는 것은 다시 시간이 되돌아왔을 때, 그들이 해결했었던 의식주의 흔적이 어떤 식으로 변해있어야 하느냐도 생각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오류가 날 수 있는 부분인 듯 합니다. 지문을 대조해보지 않고 의혹을 크게 한 점이나, 성민이 시간이 다시 흘러가게 되었을 때 손댄 물건들을 다시 원래자리로 돌려놓으려고 노력했다 하더라도 그들이 먹었던 음식과 그들이 손댔던 갖가지 물건들은 어떤 식으로 오류의 범위를 좁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이십 년 넘게 먹은 음식들은 그냥 사라져 버린 것으로 설정되어야 하는지, 또한 이십 년 동안 먹을 물과 음식이 충분했는지도 의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설정의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영화도, 아이들도, 강동원도 아름답습니다. 청춘을 갇힌 시간 속에 살았지만 수린이를 위해 또 한 번 시간을 멈추는 결단을 해야 했던 성민이가 희끗한 머리로 나타났을 때 그의 시간이 얼마나 괴롭고 외로웠을지 마음이 울컥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지만 한 번씩 생각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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